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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

[소설] 어서오세요, 휴남동 서점입니다.

by 인부 1 2023. 4. 21.

뭐야 봄꽃에디션도 있었어..?

 

원래 소설을 읽는 스타일은 아니다.
하지만, 진심어린 추천은 거절할 수 없지.

그래서 4일만에 독파해버렸다.

추천의 이유는, 하고 싶은 말을 대신할 수 있어서라고 했었다.

그런데, 막상 읽어보니 상당히 많은 내용이 있어서
이 중에 뭘 찝어내야 할지 모르게 되었다.

나는 '공간과 장소'의 차이에 대해서 글을 써서 보내줬었다.
이 책은 생각보다 공간이란 뭔지, 철학적 탐구가 담겨있지는 않았다.

오히려 비슷하다고 생각한 것은 도피.

주인공과 나는 과거로부터 도피하고 있다는 점이 닮았다. 
주인공은 이혼, 파멸.
나는 좀 더 가벼운 이별, 파멸.

나와 주인공은 그 혼돈을 떼어내기 위해서 다른 것에 집중했다.

그녀는 서점을 열고 그 운영에 집중했다.
나도 과외라던가, 학원 강사라던가. 그런 것에 집중했었다.
돈도 되었고 좋았다.

게다가 스스로를 한계까지 밀어붙여보고,
일이 너무 커져서 알바를 쓰는 것까지 똑같다.

하지만 이런 일은 결국 같은 봉착점이 있다.
이걸로 먹고 살 수 있을까?

그게 무슨 일이든 시작했으면 우선 정성을 다해보는 것이 더 중요하다.
작은 경험들을 계속 정성스럽게 쌓아가는 것이 더 중요하다.
(274 p.)

 

나는 정성을 다했다.
그러니 많은 학생이 나에게 고마워했고, 만족했다.
학원을 떠날 때 나에게 안겨서 우는 애가 몇명이었더라.

그리고 이런 말도 있었다.

마음이 후련해지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야.
복잡하면 복잡한 대로, 답답하면 답답한 대로 그 상태를 감당하며
계속 생각을 해봐야 할 때도 있어.
(276 p.)

 

요즈음 내가 하는 일이 앞으로도, 계속 의미 있는 일이 될까.
그런 고민에 함몰된 나날이다.
뭔가 빨리 결정을 해서 이 시기에서 벗어나야 할 것 같은 기분도 든다.

하지만, 이 구절이 나로 하여금
'계속 생각하는 것도 정답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게 한다.

그는 탁월한 추천을 했다.
내가 글에 담아 준 단편적인 말 속에서,
나의 시간대를 모두 추론해냈다.

나도 이런 멋지고, 통찰력 있는 추천을 할 수 있는 사람이 되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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